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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서른 편 가까이 쓰면서 정작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뭔지는 제대로 정리한 적이 없습니다.

늘 제 이야기만 했거든요. 이번엔 이 병 자체를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니까, 진료실에서 들은 것과 공신력 있는 자료에서 확인한 것을 제가 이해한 만큼만 옮기겠습니다.

이름부터 저를 헷갈리게 했습니다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제 반응은 이랬습니다.

다낭성? 그럼 생리를 안 하는 병 아닌가. 나는 잘 하는데.

이게 제가 1년을 돌아간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낭성은 생리가 불규칙한 사람의 병이라고 막연히 알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그 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니 아예 후보에서 빼버린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세 가지 중 두 가지면 진단됩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는 건 2003년에 나온 로테르담 기준이라고 합니다. 성인의 경우 아래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진단됩니다.

기준 내용 저는
1. 배란 이상 희발 월경(주기 35일 초과 또는 연 8회 이하)이나 무월경 해당 없음
2. 남성호르몬 과다 다모증·여드름·탈모 같은 증상, 또는 혈액검사 수치 상승 해당
3. 다낭성 난소 소견 초음파상 난포가 많이 보이는 것 해당

 

세 개를 다 만족해야 하는 게 아니라 두 개면 된다는 것. 여기가 핵심입니다.

저는 첫 번째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1번이 없습니다. 생리 주기는 늘 규칙적이었어요.

그런데 2번과 3번이 있었습니다. 볼과 턱에만 반복되던 화농성 여드름, 사진을 찍다 알아챈 얼굴 잔털. 그리고 검사에서 확인된 난소 상태요.

두 개가 채워졌으니 진단이 나온 겁니다.

선생님이 증상 이야기를 하실 때 그제야 연결이 됐습니다. 아, 내 여드름이 그래서 생긴 거였구나. 나중에 직접 찾아보고 나서야 확실해졌어요. 찾아보니 저처럼 다낭성 때문에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분이 생각보다 정말 많더라고요.

초음파가 아니라 검사표를 보면서 들었습니다

이건 저도 나중에 알고 좀 놀랐던 부분입니다.

제가 진단을 들은 건 초음파를 보면서가 아니었습니다. 초음파에서는 자궁에 혹이 있는지 정도만 확인했고, 다낭성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어요.

진단은 난소나이 검사 결과표를 앞에 두고 나왔습니다.

찾아보니 2023년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성인의 경우 AMH 수치를 초음파의 대안으로 인정했다고 합니다. AMH는 난소의 난포 수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혈액검사예요.

제 경우가 딱 그랬던 셈입니다. 그때는 왜 검사지를 보며 진단이 나오는지 몰랐는데,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여드름이 생기는 이유

자료에 따르면 이 병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난소로 이어지는 호르몬 조절에 이상이 생기면서 난소의 남성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 상태라고 합니다.

남성호르몬이 올라가면 피지 분비가 늘어납니다. 여드름과 다모증이 함께 오는 것도 그래서고요.

바르는 걸로 안 잡혔던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문제가 피부 표면이 아니라 그 바깥에 있었으니까요.

검색하다 겁먹었던 것들

진단 전후로 검색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서웠던 게 두 가지 있었어요.

하나는 체중 감량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호르몬 약을 1년 가까이 먹어야 한다는 후기였고요.

지금 시점에서 제 경우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저는 진단 전에 이미 1년에 걸쳐 10킬로 정도를 감량한 상태였고, 약을 먹는 동안에도 체중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약은 4개월째 먹고 있고, 두 번째 달부터 피부에 변화가 왔습니다.

그렇다고 걱정이 다 근거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다만 검색으로 만난 최악의 사례가 내 사례가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은 하고 싶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자료에는 이 병에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나옵니다. 저는 아니었어요. 마른 편에서 보통 체형이었고, 그래서 "살 빼면 낫는 거 아니냐"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체형만으로 걸러낼 수 있는 병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낫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쪽입니다

이 부분은 조심스럽게 적겠습니다.

자료에는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엔 주기적인 호르몬 치료로 규칙적인 월경을 유도하고, 다모증이나 여드름이 동반되면 피임약을 쓴다고 합니다. 생활 습관과 체중 관리도 함께 중요하다고요.

무월경을 오래 방치하면 자궁내막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진단을 받았다면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이어가라고 되어 있어요.

저도 석 달에 한 번 병원에 갑니다. 번거롭지만 그게 안전장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리가 규칙적이라는 이유로 이 병을 후보에서 빼지 마세요. 저는 그것 때문에 1년을 돌았습니다.

 

혹시 지금, 생리는 규칙적인데 잔털과 여드름 때문에 오래 헤매고 계신 분이 있다면. 그 조합이 저와 같습니다. 산부인과에 한 번 가보시는 선택지도 있다는 것만 남기고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생리가 규칙적이어도 다낭성인가요?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면 진단됩니다. 저는 월경 항목에 해당하지 않았는데도 진단받았습니다.

다낭성은 완치되나요?
자료에는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질환은 아니라고 나옵니다. 조절하며 관리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마른 사람도 걸리나요?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저는 아니었습니다.

어느 과에 가야 하나요?
산부인과입니다. 저는 1년 동안 피부과만 다녔습니다.

여드름은 왜 생기나요?
남성호르몬이 늘면서 피지 분비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르는 걸로는 잘 안 잡혔던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본 글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받은 개인이 진료 중 들은 설명과 공개된 의학 자료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지침이 아니며,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