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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에서 저는 화농성이라는 말을 셀 수 없이 썼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게 뭔지 정리한 적이 없어요. 이번엔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니까, 진료실에서 들은 것과 공신력 있는 자료에서 확인한 것을 제가 이해한 만큼만 옮기겠습니다.

화농성은 진단명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짚고 갈 게 있습니다.

'화농'은 곪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화농성 여드름은 곪은 여드름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병원에서 붙이는 정식 분류명은 아닙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 표현이 쓰이는 범위도 제각각이었습니다. 노란 고름이 잡힌 단계만 콕 집어 부르기도 하고, 붉게 곪는 것들을 두루 뭉뚱그려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그냥 아프고 곪은 것들을 다 그렇게 불렀습니다.

시작은 전부 면포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여드름의 기본 병변은 면포라고 합니다. 피지가 모낭 안에 쌓여 굳은 거예요.

면포는 두 종류입니다. 입구가 열려 있는 개방 면포와 닫혀 있는 폐쇄 면포. 우리가 흔히 블랙헤드, 화이트헤드라고 부르는 것들이 이겁니다. 검게 보이는 건 쌓인 피지가 그렇게 변하는 거라고 해요.

여기까지는 염증이 없는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 면포가 오래 남아 있을 때 생깁니다. 주위에 세균이 늘고 염증 세포가 모이면서 붉어지기 시작해요. 그때부터 염증성 여드름으로 넘어갑니다.

염증이 붙으면 네 단계로 갈립니다

형태 어떻게 보이나
구진 붉게 솟았지만 고름은 없음. 만지면 딱딱함
농포 붉은 병변 가운데 흰색이나 노란 고름이 보임
결절 피부 아래에 크고 단단하게 뭉침. 통증이 심함
낭종 깊은 곳에 고름이 주머니처럼 자리 잡음

 

제가 제일 힘들었던 건 아래 두 줄이었습니다.

구진이나 농포는 며칠 지나면 정리가 됐어요. 그런데 결절처럼 단단하게 뭉친 것들은 달랐습니다. 건드리면 아프고,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 있었어요.

이게 압출로 안 되던 것들입니다. 자료에도 나와 있더라고요. 결절이나 낭종은 내용물이 표면이 아니라 깊은 곳에 있어서, 짜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요.

제가 병원에서 염증 주사를 맞았던 것도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짜면 안 되는 이유

이건 저도 뒤늦게 이해한 부분입니다.

억지로 힘을 주면 모낭 벽이 터지면서 염증이 더 퍼진다고 합니다. 없애려고 한 행동이 오히려 범위를 키우는 셈이에요.

자료에서는 병원에서 하는 압출과 스스로 짜는 걸 구분해두고 있었습니다. 면포나 농포는 도구로 적출하면 낫는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요령 없이 짜면 악화되거나 흉터가 될 수 있다고요.

짜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데, 저는 그 구분을 몰랐습니다.

흉터가 남는 건 방치했을 때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제일 뼈아팠던 부분이 여기입니다.

염증성 여드름을 오래 두면 흉터가 남을 수 있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대개는 작게 남지만, 심한 염증을 오래 방치하면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남을 수도 있다고요.

저는 1년을 방치했습니다. 방치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원인을 못 찾아서였지만, 결과는 같아요. 지금 제 얼굴에 남은 흔적들이 그 시간의 값입니다.

다행히 저는 붉은 자국이 대부분이었고 패인 흉터는 없었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질환 목록에 그게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적겠습니다.

자료에서 여드름의 관련 질환 목록을 보다가 눈에 걸린 게 있었어요. 지루성 피부염, 모낭염과 나란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적혀 있었습니다.

제가 1년을 헤맬 때 이 목록을 봤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아마 그때도 그냥 지나쳤을 것 같아요. 생리가 규칙적이니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그래도 이 목록은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화농성 여드름은 정식 병명인가요?
곪은 여드름을 가리키는 통칭에 가깝습니다. 자료마다 쓰는 범위도 조금씩 달랐어요.

일반 여드름과 뭐가 다른가요?
염증이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면포까지는 염증이 없고, 붉어지면서부터 염증성으로 넘어갑니다.

단단하게 뭉친 건 왜 안 짜지나요?
내용물이 깊은 곳에 있어서 표면에서 짜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합니다.

흉터는 꼭 남나요?
오래 방치할수록 남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1년을 방치했고 흔적이 남았습니다.

참고 자료

본 글은 개인이 진료 중 들은 설명과 공개된 의학 자료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지침이 아니며,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